한 번 치고, 기다린다 — Riverside | 3시간 티베탄 싱잉볼 사운드배스
이 소리는 만들어진 게 아니다. 손으로 친 소리다. 한 번 친 볼이 다 사라지기까지는 생각보다 길고, 그 길이를 따라가다 보면 숨이 저절로 뒤따라온다. 물가에서 담은 3시간.
한 번 치고, 기다린다
이 소리는 만들어진 게 아니다. 손으로 친 소리다.
숨마루의 곡들은 대개 조용히 지어진다. 파형을 고르고 배음을 맞추고, 흔들리지 않는 바닥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소리는 고르다. 고른 편이 미덕인 자리가 분명히 있다.
Riverside는 그 반대편에서 왔다. 볼을 하나 들고 물가로 나가서, 앉아서, 한 번 쳤다.
친 다음에 할 일이 없다
볼은 한 번 치면 아주 오래 운다. 그동안 연주자가 할 일은 없다. 다음 음을 준비하지도, 박자를 세지도 않는다. 그냥 기다린다.
녹음을 들어 보면 그 기다림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소리가 커졌다가 천천히 작아지고, 다 사라지기 전에 다시 한 번 친다. 사이가 일정하지 않다. 손이 그때그때 판단한 간격이라 그렇다.
만들어진 소리에는 그 흔들림이 없다. 없는 편이 나은 곡도 있다. 다만 어떤 밤에는 조금 흔들리는 쪽이 곁에 있어 준다는 느낌을 준다.
긴 소리를 따라가면 숨이 따라온다
한 번 친 볼이 다 사라지기까지는 생각보다 길다. 그 소리를 눈으로 좇듯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숨이 그 길이에 맞춰진다.
들이쉬는 쪽이 아니라 내쉬는 쪽이 먼저 길어진다. 길게 내쉬는 숨은 몸에게 지금 급한 일이 없다고 알려 준다. 붙들고 있던 자리가 그때 조금 느슨해진다.
애써서 되는 일이 아니다. 소리가 먼저 길고, 숨이 뒤따라간다. 순서가 반대면 잘 안 된다.
물가에서 함께 담긴 것들
주변 소리도 그대로 두었다. 바람이 낮게 지나가고, 풀벌레가 높은 자리에서 계속 운다. 지우면 더 깨끗해졌겠지만, 지우지 않았다.
깨끗한 소리는 어디에도 없는 소리이기도 하다. 볼 하나만 남기면 그 볼이 어디에 있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소리 뒤에 자리가 있어야 사람이 그 안에 앉을 수 있다.
듣는 법
편한 자세면 어디든 좋다. 어깨를 한 번 내려놓는다.
내쉬는 숨을 들이쉬는 숨보다 조금만 길게 한다. 세지 않아도 된다. 볼이 우는 동안 내쉬고, 소리가 잦아들면 들이쉬는 정도면 충분하다.
끝까지 있지 않아도 괜찮다. 듣다가 잠들어도 좋다. 세 시간 동안 그냥 거기 있을 소리다.
비운 그릇에만 새로 담긴다.
마음이 조용해지고 나서야 무엇을 바라고 있었는지 또렷해질 때가 있다. 그 조용함은 채워서 오지 않는다. 하나 내려놓고 나서 온다.